원래도 혼자 살았지만 이제 진짜진짜 혼자 산다.
같이 고심하며 이것저것 골라준 친구들에 의하면 눈물어린 한국정착기 ^.ㅜ.. 시기를 지나 이제 조금은 자리가 잡힌 느낌이다.
이사오기 전에 한달 전에 머물렀던 게스트하우스는 위치가 정말 좋았다.
남대문시장에 위치해 회사도 가깝고 여기저기 다니기도 좋았고 밥 사먹기도 좋았음.
하지만 안정적인 느낌이 없었다. 방에 주방이랑 세탁실이 없고 엘리베이터도 없어서 힘들었다.


방은 나름 넓고 깔끔하고 층이 높은만큼 뷰도 괜찮고 테라스도 있었지만..


경사가 급해 살인적인 계단과 함께 이렇게 벽 한쪽에 곰팡이가..^.ㅜ
빨리 탈출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나는 술을 안마시지만 술 좋아하는 사람이면 계단에서 큰 사고 나겠다 싶어서 항상 무서웠다.

이름을 직접 밝힐 순 없지만..
바로 그 게하 가는 길..ㅎㅎ
주인 아저씨는 친절했고 (알바는 말고) 수건을 매일 새걸로 쓸 수 있는건 좋았다.
가격도 보증금 없이 서울 한복판에 그정도면 싸진 않지만 그래도 살만한 수준이었음.
하지만 다시는 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집구하기
퇴근하고 집보러 다니는 게 너무 힘들었다.
공인 중개사도 못믿겠고, 직거래 하자는 집주인도 못믿겠고, 빨리 방 떠넘기고 싶어 하는 세입자도 못믿고..
내 예산은 정해져 있는데 나도 위치랑 가격, 최소 옵션 등 원하는 시설이 이것저것 많다보니 정말 쉽지 않았다. 발품을 많이 팔아야 한다는 걸 알지만 도저히 시간과 체력도 안되고..^.ㅜ
집을 두어군데 직접 보고, 피터팬과 직방엔 상주하고, 부동산이랑 상담도 받고..
맘에 드는 집이 없어 좌절하며 그냥 게하 한달 더 연장할까? 하던 중 피터팬 어플에서 우연히 마음에 드는 집을 발견했다. 가격이나 위치도 괜찮고 집도 깨끗하고 심지어 중개사 부부와 집주인까지 다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집 보러 간날 바로 계약금을 입금했고, 무사히 이사를 했다.
이사당일!
나는 나름 해외이주민(?)이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게 하나도 없었는데 새로 이사갈 집은 가구가 세탁기, 옷장, 냉장고 뿐이었다. 그래서 모든 걸 새로 사야만 했다. 침대에서 부터 기본적인 수건이랑 이불까지.
집은 28인치 캐리어 2개, 26인치 1개, 기내용 1개가 전부였다.
그렇지만 엘리베이터 없는 4층에서 나 혼자 이 모든 짐을 내리는 것은 역부족이었고 특히 저런 살인적인 계단에서 내 힘으로 내리다간 캐리어에 이끌려 굴러떨어질 수도 있겠다 싶어 업체를 부르기로 했다.
열심히 알아보던 중 인터넷에서 나처럼 짐 없는 사람은 밴을 이용한 이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고고엑스라는 어플에서 우버를 부르듯이 기사님을 불러 이사를 했다.
약속 시간은 11시였고, 짐 하나당 옮기는데 가격이 붙는 것 같기도 해서 가벼운 캐리어는 내 힘으로 옮기자 하고 하나 내리던 중 기사님이 도착했다고 연락이 왔다. 45분쯤이었던 것 같다. ㅎㅎ 역시 K-이사..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다고 하니 한숨을 쉬어서 약간 쫄았지만 친절하게 다 옮겨주셨다.
작은 트럭같은걸 몰고 왔고, 이사갈 곳까지 동승하는데는 5천원 추가 비용이 발생해 3만 9천원이라는 합리적이라는 가격에 이사를 마쳤다. 이사가는 날은 올 겨울 가장 추운날이었는데 계단 올라가고 캐리어 옮기고 했더니 너무 더워서 나 혼자만 땀을 삐질 흘린거같다.

전입신고, 확정일자 받기, 각종 공과금 정리
세입자로서 보증금을 보호받으려면 전입신고를 빨리 하고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가스랑 전기도 명의변경을 진행해야 한다고..
나는 당연히 이런걸 해본적이 1도 없고 토요일에 이사를 해서 주말동안 조금 걱정을 하다가 월요일에 모두 해결했다. 전입신고랑 확정일자는 인터넷으로 가능하다고 했으나 주민센터가 가까워 그냥 가서 확정일자 받아야된다고 해서 왔는데요..라니 알아서 다 처리해줬고 가스랑 전기 명의 변경은 전화 한통화로 해결이 되었다. 역시 일처리는 한국이 최고다!!
내가 명의변경을 빨리 안해서 전기랑 가스 끊길까봐 걱정했더니 사람들이 모두 어이없어했다. ㅋㅋㅋㅋ
아니 저는 멕시코에서 인터넷 요금을 안내서 다음날 인터넷이 끊겨본 사람이라구요 ^.ㅠ
집 채우기
침대랑 쇼파는 오늘의집에서 구입을 했다.
침대는 30초반 쇼파는 10만원대에 지정일 배송, 설치까지!!
토요일에 바로 들고와서 깔끔하게 설치까지 해주셨다. 다시 한번 감동받음 !
집이 넓지 않아 열심히 고민하다 그래도 쇼파는 갖고 싶어서 샀는데 본 사람마다 예쁘다고 해서 넘 만족한다. 흐흐

오늘의 집에서 에어프라이어랑 다리미랑 옷걸이, 수건, 접시 등등.. 엄청나게 많은걸 사서 매일 택배와의 전쟁 중인다. 멕시코에서는 심지어 음식물 쓰레기까지 분리 없이 다 같이 버렸는데.. 분리수거 하려니 너무 힘들다 ㅠ_ㅠ.. 종량제 봉투도 비싸구..이제 되도록이면 택배 안시키고 직접 가서 사오려고 한다.
택배를 하도 많이 받다 보니 포장 뜯을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VIP도 됨 ^^.. ㅎㅎ



가는 법은 2호선 타고 중앙선 타고~ 강매역에서 내려서 마을버스 타고 이케아 근처에서 내려서 살짝 걸으면 된다고 함.
쉽네~~ 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는데..마을 버스 정류장에 운행정보 없음이었다.
온다는거야 만다는거야 택시를 타야해 말아야해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는데.. 길에 물어볼만한 사람도 없고 지나가는 차도 없어 멘붕이었다.
마냥 기다리기엔 너무 춥고 ㅠ_ㅠ.. 걸어가기엔 애매한 거리고..
카카오택시를 부르려고 하니 잡히지 않아서 더 멘붕이었다. 이제라도 포기하고 집에 가야하나? 하는 생각을 할때 택시가 지나가서 잡아타고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리고 화장대도 필요했는데 요 거울이 크고 가격도 괜찮고 예뻐서 구매!

얘는 안샀지만 예뻐서 찜해놓고 왔다.
행거랑 자잘한 생활용품까지 합쳐 십만원어치 구매를 하고 룰루랄라 택배를 부치러 갔는데..
택배 상자에 안들어간다 ^^.. 또 한번 멘붕
근거리는 29000인가 부터 배송서비스가 된다고 해서 그걸로 보내려고 하니 우리집은 근거리가 아니라 49000이라고 해서 또 멘붕....ㅎㅎㅎ 택시타도 왕복 그가격이 안나오는뎁 ㅜ_ㅜ..
기왕 이렇게 된거 가구도 싸게 샀으니 걍 편하게 보내기로 하고 근데 제가 산거 유리제품이 좀 있는데 괜찮냐니까 유리는 추천을 안드린다고...
그럼 저 어쩌라구여? ㅜ_ㅜ.. 인터넷으로 똑같은걸 사면 잘 배송을 해주는데 나처럼 매장에서 사는 사람의 물건은 던지기라도 한다는건가.. 모르겠지만 그냥 포기했다.
행거랑 노트북 테이블은 택시를 탄다 해도 절대 혼자 들고갈 수 없는 크기라서 바로 환불하고 lack 테이블과 거울, 잡동사니만 들고 돌아가기로 했다.
그래도.. 이정도면 필요한걸 잘 샀어!! 뿌듯하다 생각하며 집에 가는길에 호옥시나 해서 다시 이케아 어플에 들어가보니 처음에 집에 배송이 안되었던 이유를 알게되었다.
우편번호가 멕시코께 자동으로 찍혀있었기 때문...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던 친구들이 눈물어린 한국 정착기 아니냐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어줬다. 흑.. 다시는 차없이 이케아를 가지 않아야지.. ㅠ_ㅠ

집에와서 테이블 열심히 조립하고
이케아는 모든게 조립이라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거울까지 조립형인지는 몰랐다. ㅋㅋㅋㅋㅋ
저녁도 못먹어 지쳐있는데 그자리에서 바로 조립을 하고 싶어 열심히 있는 힘 없는 힘 쥐어짜서 조립을 겨우 했다.
그리고 오늘 건조기까지 배송이 와서 잘 올려놓음!!
만원짜리 탁자에게 너무 많은 짐을 준게 아닐까 싶어 걱정이 되긴 하지만.. 설마 무너지진 않겠지?
그리고 건조기는 멕시코 살때부터 자취하면 꼭 사야겠다 싶은 위시템이었다.
이사 날짜때문에 구매 안하고 미루고 있다가 입주날 하루 전에 주문하러 가니 갑자기 네이버에서 라방하며 세일하고 배민 쿠폰에 스벅 쿠폰까지 받고 잘 구입해서 너무 흡족하다. 흐흐
무설치템이라더니 택배 왔다고 말도 안해주고 문 앞에 놔두고 가서 조금 아쉽긴 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커서 놀라고 이걸 어떻게 저 탁자에 나 혼자 얹지 하는 생각에 지침..
마침 망지가 놀러오기로 한 날이라 같이 옮기자고 할까 집주인 아저씨를 불러서 도와달라고 할까 고민을 백번 하다가 내가 어떻게 들어서 옮겼다.
25kg정도라고 들어서 혼자 드는게 불가능한 무게는 아니었지만 두번은 못 옮길거 같다 ^^..
바로 수건이랑 샤워가운 빨아서 건조시켜 봤다.
수건 6장, 샤워가운 하나 넣었는데 생각보다 커서 공간이 많이 남았다.
나 혼자 1인 빨래는 거뜬할듯!
돌려놓고 망지랑 밥먹고 오니 뽀송하게 잘 말라있었다.
소음이 크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나는 베란다에 둬서인지 방에서는 소음이 정말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멕시코에서 썼던 가스건조기들은 30-40분이면 대량의 빨래가 바로 다 말랐는데 전기 건조기라서인지 건조되는데 2시간은 걸린다.
그래도 세탁기에 딸려있는 건조기보다는 빠르고 뽀송하게 잘 말라 나는 대만족이다.
이제 식세기만 사면 집안일로부터 해방이겠네!

이건 그냥..
집근처 마트에서 열심히 장보고 나오니 (2시간 넘게 구경함 ㅎㅎㅎ) 눈이 와서 엄청 쌓여있었다.
한국에선 매년 보던 눈이 오랜만에 봐서인지 너무 반갑고 아릅답게 느껴졌다.
생각해보니 그동안 미국, 캐나다 여행다니면서 눈을 많이 봤는데 실시간으로 내리는 눈은 너무나 오랜만이었다. 예쁘다 예뻐.

그리고 오늘의 집에서 수저셋트도 샀는데 젓가락이 안옴..
고객센터에 글로 문의하니 전화가 와서 저렇게 포장이 되어 있는 제품인데 젓가락이 빠졌다는게 이해가 안되서요~~ 라고 했다. 그러게요 저도 이해가 안되네여 ㅎㅎㅎ 하면서 사진 보내고 젓가락만 다시 받기로 했다.
일처리는 빨라서 다행이야
돈은 엄청나게 썼지만..
아직은 너무 행복하고 다 만족스럽다.
오늘의 집에서 지난주에 주문한 이불이 아직도 안와서 패딩을 덮고 자고 있긴 하지만 ^^..
멕시코에서 인내심을 많이 길러와서인지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
그리고 간만에 블로그를 열심히 써보고 있는 이유는 노트북도 샀기 때문!! 꺄
7년쓴 노트북이 죽어가서 컴퓨터로 작업해야 할때마다 너무 힘들었다.
어떻게든 살려보려다가 안되서 포기하고, 그정도면 노트북을 하나 사도 된다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넘어가서 샀다. 결국
그램을 사고싶었으나 가격때매 포기하고..
컴알못이기 때문에 블로그를 열심히 뒤지고 후기들도 열심히 읽어본 뒤 #울트라PC 중 성능이 좋고 윈도우도 깔려있고 무게도 1kg가 안넘는 것 중 100만원이 안넘는 걸로 구매했다. 아직까지는 다 대만족이다.
#13U70P-GR56K

크크 성공적인 한국 정착기 (?) 끝!
이제 분리수거 쓰레기 버리고 화장실 청소하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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